출처·사람 검수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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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차박 + 새벽 산행인가 — 이 루틴의 탄생
2024년 가을,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려다 사전 예약 시스템에 막혔다. 속초 숙박은 주말이면 10만 원이 훌쩍 넘고, 새벽 5시 출발을 위해서는 전날 밤에 속초에 있어야 했다. 그때 SUV 트렁크를 펼쳐 침낭을 깔고 잔 것이 차박 등산의 시작이었다.
오색 탐방지원센터 주차장 인근 공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 4시 40분에 기상해 5시 정각에 출발했다. 오색~대청봉 코스는 편도 5km, 약 3시간 30분이다. 오전 8시 30분에 정상에 도착했을 때 이미 구름이 걷히고 화창한 날씨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에 소청봉에 도착한 단체 등산객들은 갑자기 몰려든 안개에 정상 조망을 못 했다고 했다. 새벽 출발의 이점을 처음 제대로 경험한 날이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17회의 차박 등산 원정을 다녀왔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모두 경험했고, 혼자 혹은 둘이서 다녔다. 이 글은 그 모든 경험의 총정리다.
- 1왜 차박 + 새벽 산행인가 — 이 루틴의 탄생
- 2차박 장비 세팅과 현실적인 준비물
- 3사계절 차박 산행 — 계절별 현실과 팁
차박 장비 세팅과 현실적인 준비물
내 차는 현대 투싼(2022년형, 2.0 가솔린)이다. 트렁크 길이가 약 165cm로, 성인 남성 키 175cm 기준으로 다리를 약간 굽혀야 한다. 뒷좌석을 접으면 완전 평탄화가 가능해 침낭을 펴고 누울 수 있다.
| 장비 | 제품/사양 | 구입비 | 필요성 |
|---|---|---|---|
| 차박 매트 | 에어 매트(두께 8cm) | 6만 원 | 필수 |
| 침낭 | 오리털(-5°C 대응) | 18만 원 | 필수 |
| 차량 창문 커버 | 자석식 차박 암막 | 4만 원 | 필수 |
| 소형 랜턴 | 레드렌서 ML4 | 5만 원 | 필수 |
| 보조배터리 | 30,000mAh급 | 8만 원 | 권장 |
| 미니 버너+코펠 | MSR 포켓로켓2 | 9만 원 | 권장 |
총 초기 장비비는 약 50만 원이다. 숙박비 1회 평균 8만~12만 원과 비교하면 5~6회면 본전을 뽑는다. 17회를 다녀온 지금은 이미 수백만 원을 절감한 셈이다.
차박 장소 선정이 핵심이다. 국립공원 내 주차장은 야간 주차가 불가능한 곳이 많다. 나는 구글 지도에서 '탐방지원센터 주차장 인근 공터' 또는 '사유지 캠핑장'을 찾아 전날 오후에 미리 도착해 자리를 잡는다. 가장 좋은 차박 포인트 3곳을 공유한다.
- 설악산 오색 방면: 오색약수터 주차장 인근 공터(비포장), 화장실 도보 3분
- 지리산 성삼재 방면: 성삼재 주차장 (야간 주차 허용 확인 필요, 겨울 기온 영하 15도 이하)
- 덕유산 무주 방면: 무주 반디별캠핑장 인근 공터, 덕유산 향적봉까지 곤돌라 이용 가능
사계절 차박 산행 — 계절별 현실과 팁
봄(3~5월)은 차박 등산의 최적 시즌이다. 낮 기온은 따뜻하고 밤 기온은 서늘해 차 안에서 침낭 하나로 편하게 잔다. 벚꽃 시즌(4월 초~중순)에는 인기 산 인근 주차장이 새벽 3시부터 만차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합천 황매산(1,108m) 철쭉 시즌에는 전날 오후 3시에 도착해 자리를 잡아야 했다.
여름(6~8월)은 가장 까다로운 시즌이다. 차 안 온도가 새벽에도 25도 이상으로 유지되어 수면의 질이 나빠진다. 고도 1,000m 이상 산 주차장(예: 지리산 성삼재, 해발 1,102m)에서의 차박은 그나마 선선해서 낫다. 모기와 해충 대비로 방충망이 필수다. 강원도 산악 지역은 7~8월에도 밤 기온이 15~18도로 떨어져 쾌적하다.
가을(9~11월)은 단풍 시즌으로 가장 인기가 높다. 내장산(763m) 단풍 절정기(10월 말~11월 초)에는 전날 밤부터 주차장이 꽉 찬다. 10월부터는 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므로 침낭 온도 등급에 유의해야 한다. 11월 중순 오대산 월정사 인근에서 차박했을 때 새벽 기온이 영하 4도였다. -5도 대응 침낭으로 겨우 버텼다.
겨울(12~2월)은 상급자 전용이다. 차 안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배터리 소모도 빠르고 차 시동을 틀어놓고 자면 일산화탄소 위험이 있다. 전기장판(12V 차량용)과 -15도 대응 침낭 조합이 필수다. 태백산(1,567m) 새벽 산행을 위해 태백 인근에서 차박했을 때 새벽 기온이 영하 17도였다. 물통이 얼어 있었다.
차박 등산의 실제 비용과 새벽 산행의 이점
17회 차박 원정의 총 비용을 계산했다. 연료비 합산 약 24만 원(회당 평균 1만 4천 원), 차박 장소 비용 약 8만 원(일부 유료 캠핑장 이용), 식비 약 12만 원, 기타 약 3만 원이다. 17회 합산 총 47만 원. 회당 평균 2만 8천 원이다. 같은 산들을 모텔 숙박으로 다녀왔다면 약 160만 원이 들었을 것이다.
새벽 출발의 이점은 비용 절감 외에도 세 가지가 더 있다. 첫째, 인파를 피한다. 오전 5~7시 등산로는 고요하다. 혼자 산을 걷는 느낌이 든다. 둘째, 조망이 좋다. 일출 직후 1~2시간은 공기 중 수분이 적고 빛이 옆에서 들어와 능선과 계곡이 선명하게 보인다. 셋째, 하산 후 시간 여유가 생긴다. 오전 9~10시에 하산하면 오후에 인근 명소를 들러볼 수 있다.
차박 등산에 관심이 생긴다면 강릉에서 시작하는 동해안 명산 로드트립을 먼저 참고하길 권한다. 동해안 루트는 차박 포인트가 잘 발달되어 있어 입문 루트로 좋다. 또한 100대 명산 1년 완등 도전기에서 복수 명산을 하나의 원정으로 묶는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Q. 차박 등산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뭔가요?
수면의 질입니다. 아무리 매트를 깔아도 차 안은 침대보다 딱딱하고, 소음(지나가는 차, 야생 동물 소리)에 민감해집니다. 저는 귀마개를 필수로 챙기고, 눈 가리개도 함께 사용합니다. 또한 밤중에 화장실을 가야 할 때 어둠 속에서 이동하는 것이 처음엔 낯설었습니다. 헤드랜턴 하나는 꼭 손이 닿는 곳에 두세요.
Q. 차박 가능한 주차장을 어떻게 찾나요?
네이버 지도에서 '오토캠핑장', '캠핑장' 키워드로 목적 산 인근을 검색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한 '산림청 자연휴양림 예약시스템(huyang.go.kr)'에서 국립자연휴양림 주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 운영 주차장은 야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지만, 방문 전 반드시 전화로 확인해야 합니다. 국립공원 공식 주차장에서는 야간 숙박이 금지된 경우가 많습니다.
Q. 겨울 차박 시 차량 배터리 방전 걱정은 없나요?
겨울 차박의 최대 현실적 문제 중 하나입니다. 전기장판(12V 차량용)을 보조배터리에 연결하면 차량 배터리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30,000mAh 보조배터리에 60W 차박용 전기장판을 연결해 약 5~6시간 사용합니다. 차량 배터리 자체는 시동 없이 실내등·소형 기기 충전 용도로만 사용하면 하룻밤은 버팁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점프스타터도 트렁크에 상비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공식 확인 출처
국립공원공단 · 기상청 날씨누리 · 산림청. 산행 전에는 통제, 날씨, 예약, 교통 정보를 최신 공지로 다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