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의 시작 — 무모했을까, 도전이었을까
2026년 1월 1일, 소백산 정상(비로봉, 1,439m)에서 나는 사진을 찍으며 선언했다. "올해 안에 100대 명산을 완등한다." 그때까지 오른 명산은 17개였고, 남은 건 83개였다. 1년이라는 시간에 83개면 1개월에 약 7개 꼴이다. 매주 두 번 산을 타야 하는 계산이다.
주변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해봐, 요즘 1년 완등자들 꽤 있다"는 격려파와 "직장 다니면서 어떻게 하려고"라는 현실파였다. 나는 격려파의 말을 더 크게 들었다. 그게 첫 번째 실수였다.
- 1선언의 시작 — 무모했을까, 도전이었을까
- 21~50좌 달성까지 — 봄까지는 순조로웠다
- 3절반을 넘긴 지금 — 남은 50좌의 현실
2026년 8월 초 현재 50개를 달성했다. 절반이다. 1월부터 7개월간 33개를 추가했다. 예상보다 6개가 적다. 남은 5개월에 50개를 더 올라야 한다. 계산이 맞지 않는다. 이 글은 그 '맞지 않음'의 현실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글이다.
1~50좌 달성까지 — 봄까지는 순조로웠다
1월~4월은 예상보다 잘 풀렸다. 주말 1박2일 산행으로 2개씩, 한 달에 8~9개를 달성했다. 3월엔 강원도 원정을 두 번 다녀오며 가리왕산(1,561m)·태기산(1,261m)·발왕산(1,458m)을 묶어서 올랐다. 교통비 절감을 위해 렌터카를 썼다. 3박4일 원정 1회에 교통·숙박·식비 합산 약 38만 원이 들었다.
| 월 | 달성 좌수 | 누계 | 주요 산 |
|---|---|---|---|
| 1월 | 7 | 24 |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 |
| 2월 | 6 | 30 |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천왕봉) |
| 3월 | 9 | 39 | 가리왕산, 태기산, 발왕산, 청옥산 |
| 4월 | 5 | 44 | 설악산(대청봉), 점봉산, 오대산 |
| 5월 | 4 | 48 | 두타산, 청옥산, 함백산 |
| 6~7월 | 2 | 50 | 방태산, 조령산 |
5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졌다. 직장 프로젝트가 바빠지면서 5월에 4개, 6~7월 두 달을 합쳐 2개밖에 못 올랐다. 여름 무더위도 원인이었다. 7월 중순 두타산(1,353m)을 올랐을 때 기온이 32도를 넘었다. 정상 2km 전부터 두통이 왔고, 정상에서 30분을 쉬고 나서야 내려올 수 있었다. 여름 고지대 산행의 위험성을 몸으로 배웠다.
절반을 넘긴 지금 — 남은 50좌의 현실
50좌를 달성하고 나서 남은 산 목록을 다시 펼쳤다. 문제가 명확해졌다. 남은 50개 중 21개가 이른바 '접근 난이도 상'인 산이다. 왕복 교통 6시간 이상이거나, 대중교통이 없어 렌터카가 필수거나, 입산 시간 제한이 있는 산들이다.
- 한라산 백록담: 탐방 예약 필수, 성판악 코스 왕복 19km, 9시간 소요
- 울릉도 성인봉(984m): 배편 예약·날씨 변수, 2박 이상 필수
- 가지산(경남, 1,240m): 석남사 방면 대중교통 불편, 렌터카 필수
- 천관산(전남, 723m): 수도권에서 편도 4시간 이상
- 달마산(전남, 489m): 미황사 방면 버스 하루 3편
특히 울릉도 성인봉은 날씨에 따라 배가 결항되기 때문에 일정 잡기가 가장 까다롭다. 포항·강릉에서 출항하는 울릉도행 여객선은 파고 2.5m 이상이면 결항이다. 10월 이후 동해 기상이 나빠지기 전에 반드시 다녀와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비용이다. 1월부터 7월까지 산행 관련 총 지출을 계산해보니 약 312만 원이 나왔다. 교통비 168만 원, 숙박 84만 원, 장비 추가 구매 38만 원, 기타 22만 원이다. 남은 5개월에도 비슷한 페이스라면 200만 원이 더 필요하다. 연간 500만 원이 등산에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포기할까? — 결론은 '목표 수정'
솔직히 8월 초에 '1년 완등 포기'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불가능하진 않지만 억지로 달성하면 산행 자체가 의무가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매주 2회 의무 등산은 즐거움이 아니라 숙제다.
결론은 '기한 수정'이다. 2026년 12월 31일 완등이 아니라, 2027년 12월 31일 완등으로 목표를 1년 연장했다. 조급함 없이 계절에 맞는 산을 찾아가기로 했다. 겨울 설경이 아름다운 태백산(1,567m)은 12월에, 진달래가 피는 비슬산(1,084m)은 내년 4월에 오르기로 일정을 재배치했다.
이미 50개를 오른 사람으로서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다. 100대 명산 완등은 '언제'보다 '어떻게'가 중요하다. 인증샷만 찍고 내려오는 산행보다, 그 산의 계절과 날씨와 냄새를 기억하는 산행이 나중에 오래 남는다. 동해안 명산 로드트립 기록도 함께 읽어보면 루트 참고에 도움이 된다. 또한 차박과 새벽 산행을 결합한 전국 로드트립도 효율적인 복수 산행 전략을 담고 있다.
Q. 1년 완등을 위해 현실적으로 월 몇 개 목표가 적당한가요?
직장인 기준 월 6~8개가 현실적입니다. 주말(토·일) 1박2일 원정으로 2~3개씩 묶어서 오르면 한 달에 8~10개도 가능하지만, 이 페이스를 1년 내내 유지하는 것은 체력적·경제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처음 3~4개월은 수도권·충청권 접근성 좋은 산들로 빠르게 달성 수를 올리고, 이후 교통이 불편한 지방 원정 산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Q. 100대 명산 인증은 어떻게 하나요?
산림청 '숲나들e' 앱을 통해 100대 명산 인증이 가능합니다. 각 산 정상 또는 지정 인증 지점에서 GPS 기반으로 인증도장을 찍습니다. 종이 수첩 인증은 일부 탐방지원센터에서 도장을 찍어주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산림청 완등 인증은 앱 기반입니다. 50좌, 100좌 달성 시 산림청에서 완등 인증서를 발급해줍니다.
Q. 울릉도 성인봉 산행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포항 여객터미널 또는 강릉항에서 울릉도행 여객선을 이용합니다. 소요 시간은 포항 출발 약 3시간, 강릉 출발 약 2시간 30분입니다. 배 예약은 최소 2~3주 전 온라인으로 해야 하며, 기상 악화 시 결항되므로 여유 일정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성인봉 등산로는 나리분지 방면과 도동 방면 두 가지이며, 왕복 4~5시간 소요됩니다. 10월 이전 방문을 권장합니다.
공식 확인 출처
국립공원공단 · 기상청 날씨누리 · 산림청. 산행 전에는 통제, 날씨, 예약, 교통 정보를 최신 공지로 다시 확인하세요.